이순신영상관의 해설
널리 알려진 평판과 역사적 사실이 일치하지 않는 역사적 위인을 보는 것은 쉽다. 청백리로 알려진 사람이 알고 보니 뇌물수수를 저질렀다는 이야기는 현재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이야기다. 때로는 신빙성이 높은 역사적 사료가 새롭게 발견되고 그를 분석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전혀 생각지 못한 방향에서 이런 논란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이순신 장군은 매우 신기한 역사적 위인이다. 조선 시대부터 명장으로 이름 높았던 사람이 지금도 별다른 흠 없이 그 이름을 유지하며 존경을 받는 것이다. 그런 이순신을 보다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남해군의 이순신영상관이다.
3D 영상체험과 역사 전시를 한 번에
이순신영상관의 전경. 전투선을 닮은 외관을 하고 있다. 왼쪽에는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 유허가 펼쳐져 있다.
이순신 장군과 관련 있는 관광명소는 여러 지역에 분포해 있다. 서울에서는 이순신 탄생지로부터 유래된 충무로, 삼도수군통제영이 있었던 통영, 그 이전에 전라좌수사로 부임해 있었을 때 기거했던 여수, 그리고 남해군까지 실로 여러 지자체에서 이순신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혹시 통일이 되었더라면 이순신이 부임했던 북방지역에도 이순신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지역이 나타났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순신 장군이 있던 남해군에는 어떤 영향력을 미쳤을까? 바로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전투를 치른 뒤 유해가 모셔졌던 곳이 남해군 관음포 근방이었던 데에서 유래한다. 그 전까지 거의 모든 전투를 승리로 장식한 뒤 마지막 전장에서 전사한 옛 위인의 전기는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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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의 장과 감동의 장에서 볼 수 있는 전시물들. 요청하면 문화해설사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남해군의 이순신영상관은 그중에서도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을 재현한 3D 입체영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돔형 천장에 쏘아서 보여주는 노량해전 영상물 외에도 체험의 장, 이해의 장, 감동의 장, 전이의 장 등 네 가지로 꾸민 콘셉트의 전시가 공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해의 장에서는 임진왜란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 특히 이순신과 거북선에 대한 정보를 돌아다니면서 보기 쉽게 배치했다. 한편 감동의 장에서는 두 개의 복도형 스크린을 꾸며 복도 사이에 있는 사람이 마치 전투 중간에 자신이 들어와 있는 것처럼 실감 나는 전시를 꾸몄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전시는 추모의 장에 있다. 동서양의 유명한 장군인 도고 헤이하치로, 버나드 몽고메리 등이 충무공에 대해 한 평가를 모아놓은 것. 그 중 기자가 찔끔했던 부분은 일제강점기 해군전략 연구가였던 가와다 고오의 문장이었다.
'대단히 실례인 줄 알지만, 한국인들은 이순신 장군을 성웅이라고 떠들기만 할 뿐 그분이 진정으로 얼마나 위대한 분인가 하는 것은 우리 일본인보다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대단하다고 떠받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자료와 고증을 기반으로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일침을 주는 견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해의 장을 보면 그 정보가 보다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전시를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영상물이 상영되는 시간이 된다. 미리 받았던 입장권을 제시하고 들어가면 둥글게 처리된 벽면과 천장이 그 자체로 신기해 보인다. 의자에 앉으면 45도가량 눕기 때문에 한눈에 영상이 들어온다. 20분가량의 영상을 보고 나면 2014년 가을, 극장가를 강타했던 '명량'이 떠오른다는 사람도 상당수다.
영상관 주변, 실제 유적도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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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영상관만 관련 명소로 꾸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남해 관음포는 이순신의 유해를 제일 먼저 모셨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전쟁이 끝나고 234년이 지난 뒤에야 부각되기 시작한다. 이미 그 당시 통영의 충렬사비, 순천의 충민사비 등 충무공을 기리는 유적이 있었지만 관음포에는 기념비가 하나도 없었던 것. 결국 이순신의 8대손인 이항권의 건의로 이락사라는 이름이 붙은 사당이 세워졌다. 영상관에서 나와 관광안내소로부터 20분가량 걸으면 이락사와 함께 1991년에 세워진 첨망대를 볼 수 있다. 1973년부터 관음포 이충무공 전몰유허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현지인들은 여전히 이락사라는 별칭을 사용하곤 한다.
이 이락사에 세워진 첨망대에 올라서면 노량해전의 무대였던 관음포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한쪽에는 하동, 한쪽에서는 여수, 다른 쪽에서는 광양을 바라볼 수 있는 평화로운 전망은 그 당시의 처절했던 싸움이 과거임을 웅변하는 듯하다. 험난했던 현재를 평화로운 현재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그 당시 사람들의 존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순신영상관 안에는 문화해설사분이 상주해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관람을 하고 싶으시면 걱정 없이 물어봐 주세요. 더욱 풍부한 관람이 될 거예요!
글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19년 11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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